팬심이 조공이면 스타는 사또, 그러면 팬은 사또밥이냐?

<핫젝갓알지>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돌 1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었던 원조 아이돌 G.O.D의 멤버 데니안이 근래에 SNS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데니안 유광잠바 사건때문이다. 프로야구 LG TWINS의 팬인 그는 얼마 전 개인 SNSLG의 점퍼 사진을 올려놓고 그것의 희소성과 갖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얼마 후 점퍼 사진을 다시 올린 후 팬에게서 선물을 받았다는 글을과 함께 이번에는 경기 관람 티켓을 구하고 싶다는 글을 올린다. 며칠 후 야구장에 있는 사진을 올리며 팬이 구해 준 티켓으로 경기장에 올 수 있었다는 글을 올린다. 데니안의 게시물들을 보고 대중들은 동요했다. ‘팬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챙기는 연예인’, ‘조공 강요 연예인등 데니안의 행동을 비판하는 글과 댓글들을 퍼부었다.

 

 

한국 팬덤문화 중에는 소위 조공문화라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자리잡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선물을 주는 것인데 단순한 선물을 넘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나 영화 스텝에게 도시락이나 떡을 수 백개를 돌리거나 노트북, 가전기기, 자동차 등의 거액의 선물을 갖다 바치는 것이다. 그 금액의 크기는 최대 몇 천만원에 이르기까지 하며 소위 통큰 조공으로 엄청난 팬심을 보여주는 척도가 되었다. 한국 팬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연예인들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는데 며칠 전 영화 <토르>의 홍보차 내한 한 톰 히들스턴역시 바다 건너 한국에서 팬들이 전해 준 선물에 감동을 받고 SNS를 통해 이를 밝힌 적이 있고, 축구 선수 박지성과 같은 팀에서 활약했던 파트리스 에브라선수 역시 한국과자에서부터 롤러블레이드 등 한국 팬들로부터 선물 공세를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조공은 과거 속국이 종주국에게 때 맞추어 예물을 바치는 일이나 바치는 예물을 지칭하는 말이다. 의미만을 놓고 생각했을 때에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고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말이지만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인에게 선물을 함으로써 애정을 표현하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소소한 선물을 넘어서 거의 조공 수준으로 바치는팬심은 가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김우빈 발망 티 사건이나 크레용팝 선물계좌사건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델 출신 연기자 김우빈이 팬이 사준 고가의 명품 티셔츠를 여자 친구에게 준 사실이 SNS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대중들은 이에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한동안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서 이 사건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 여름에는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성 아이돌 크레용팝의 선물계좌사건이 포털을 뜨겁게 달궜었다.

팬덤 규모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선물을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앞으로는 팬들의 선물을 현장에서든, 우편이나 택배를 통해서든 받지 않을 생각이다. 선물 대신 전용 계좌로 입금해 주시면 일정 금액이 쌓인 뒤 불우한 이웃과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이 사건은 의도를 떠나서 많은 대중의 비판을 받으며 소속사가 사과문을 발표하며 끝이 났다.

최화정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아이돌이 출연할 때 말실수를 하며 빈축을 샀다.

보통 다른 방송에 나오실 때는 굉장히 축하 선물이 많이 오더라구요. 떡에다가 과일에다가 빵에다가 김밥에다가, 오늘은.........빈손이에요?’

이런 최화정의 멘트는 조공전이라 불리며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자신이 애정을 갖고 있는 대상에게 호감의 의미로 선물을 하는 행위는 설레고, 아름다운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경쟁적인 양상을 띠면서 규모가 커지고 부담도 커져 자신이나 주변사람 보다 스타에게 더 많이 투자하는 형태를 보인다. 그렇게 팬 스스로가 여유로워서 선물을 하기보다 본인도 못 써가며 하게 되는 선물은 부작용을 낳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의미에서 스타가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고 그 선물의 향방까지도 지켜보면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물이 가는 것에 분노를 느끼는 것이다. 또 그것을 경쟁적으로 악용하거나 팬심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 부추기는 스타들도 있어 데니안 유광잠바와 같은 사건이 출현하는 것이다.

 

조공문화라는 것이 애정의 표현일 수는 있겠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집착 문화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쇼윈도 속의 스타를 보고 즐기는 것을 뛰어 넘어 돈을 들여서라도 그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자신의 손길이 닿을 수 있을 만큼 근거리에 있고, 접근가능하다고 느끼고 싶은 바람이 더 나아가서는 내것이라는 증거와 영역표시와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돌과 함께 출연한 사생팬이 스타를 하루 종일 쫓아다니는 것을 넘어 스타의 자택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스타의 계좌조회를 하는 행동을 보이며 왜곡된 팬덤으로 문제시되고 있다. ‘조공문화역시 현재의 형태만 보고 그냥 지나치기보다 향후 그것이 발전 된 형태로 나타났을 때 어떨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조공문화로 생겨나는 부작용들이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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